천체사진을 시작하려는 분들 중 상당수가 “GOTO 기능은 꼭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자동추적이 없으면 별사진을 찍는 것이 불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GOTO 없이도 충분히 별사진은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조건과 이해가 필요하죠.
이 글은 제가 수동 적도의 장비로 딥스카이 촬영을 직접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GOTO가 없는 경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면 촬영이 가능한지를 정리한 실전 후기입니다.
GOTO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GOTO는 망원경이 자동으로 하늘의 대상을 찾아가고, 추적까지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사용자는 타겟을 선택하기만 하면 망원경이 알아서 위치를 조정하고 추적해주기 때문에, 초보자 입장에서는 무척 편리해 보입니다.
특히 별의 위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나, 시야 내에 대상 천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입문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이 기능이 없다고 해서 관측이나 촬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어떻게 시작했는가
저는 입문 당시 예산 문제로 GOTO가 없는 수동 적도의 EQ5급을 선택했습니다. DSLR을 마운트에 장착하고, 광시야 경통으로 시작했죠. 주변에서는 “GOTO 없으면 딥스카이 찍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기본기를 단단히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극축정렬은 처음엔 까다로웠지만, 적응이 되자 의외로 어렵지 않았고, 간단한 가이드앱과 극축망원경만으로도 충분히 정확하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이 설정이 제대로 되면, 수동으로도 별이 시야 밖으로 금방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따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동 적도의 + 광시야 + 극축정렬 = 현실적인 대안
제가 사용한 세팅은 EQ5 적도의 + 250mm 경통 +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였습니다. 노출은 15~30초 사이로 조정했고, ISO는 1600~3200 정도로 설정했습니다. 대상은 안드로메다은하(M31), 플레이아데스 성단, 오리온 대성운 등을 골랐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GOTO 없이도 원하는 대상을 찾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스텔라리움 앱으로 미리 위치를 확인하고, 경통을 수동으로 조정해가며 화면에 잡히도록 세팅하면 됩니다.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별이 흔들리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광시야 렌즈를 쓰고, 추적이 불안한 경우에는 10~15초 이하로 줄여 촬영한 후 스택 기법으로 결과물을 보정했습니다.
GOTO 없는 장비의 장점과 한계
장점
-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기본기(극축정렬, 좌표 이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 복잡한 전자장비 없이 간단한 세팅으로 촬영 가능
한계
- 대상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 장시간 노출이나 고배율 촬영은 한계가 있다
- 가이드 시스템을 따로 쓰기 어렵다
하지만 위 한계는 촬영 대상 선택을 현실적으로 하고, 극축 정렬을 정확히 하는 것만으로 상당 부분 극복이 가능합니다.
실전 팁: GOTO 없이 촬영하고 싶다면
만약 지금 여러분이 “GOTO 없는 장비로도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아래 조건만 잘 갖춘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극축 정렬 능력 → 앱 또는 극축망원경 활용
- 광시야 경통 사용 → 추적 부담 줄이기
- 스텔라리움 등 위치 확인 앱 사용
- 노출 짧게, 다중 촬영 후 스택 처리
- 추적 정확도 테스트 → 촬영 전 짧은 노출 테스트 샷 필수
저도 처음에는 GOTO 없이 시작하는 게 불안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시절 덕분에 추적 원리와 하늘 좌표 개념을 더 빨리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GOTO 시스템은 훌륭하고 편리한 도구입니다. 예산과 여건이 허락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자동추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입문자의 시작점에서는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배울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는 걸 직접 체감했습니다.
결론
GOTO 없이 별사진 촬영이 가능한가? 정답은 “충분히 가능하다”입니다. 단지 몇 가지 조건과 기본 개념을 갖추고 있다면 말이죠.
처음부터 GOTO에 의존하는 것보다, 별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극축정렬을 손에 익히는 과정은 천체사진 실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처럼 예산에 제약이 있거나, 기본기를 먼저 익히고 싶은 분들께는 GOTO 없이 시작하는 방법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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